BL1 하루 천자 소설 - bl 단편 < 커텐 속 까마귀 > 노을빛이 가득한 방과 후의 교실, 그곳은 따뜻하면서도 공허한 공간이었다. 수업이 끝나고 모두가 가방을 챙겨 집으로 돌아가고 나면, 나와 그 애 둘만이 남은 그 시간이 나에게만은 달콤했다. 교탁 앞 책상에 앉아 수학의 정석을 푸는 그 애, 그리고 창가 옆 책상 위에서 유행가를 흥얼거리던 나. 우리는 서로 다른 생각을 하면서도 늘 함께였다. 언젠가 그 애는 수학 문제를 푸는 손길을 멈추고 내게 웃으며 말했다. "너는 마치 자유로운 새 같아." 그게 무슨 뜻인지 궁금해서 물었다. "금방이라도 창밖으로 날아가 버릴 것 같거든," 그 애는 설명했다. 그 말을 듣고 나는 어이없다는 듯 쓴 웃음을 지었다. 창밖으로 고개를 돌리자, 유리창에 흐릿하게 그 애의 선망어린 시선이 보였다. 문득 그것이 너무 미웠다. 그때의 .. 2023. 4. 29. 이전 1 다음